하느님의 계시인 성사 :
무릇 종교라 하면 그 어떤 종교이든 그 종교가 가지는 믿음의 대상과 상통하기를 원하는 인간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나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고, 뜻이 전달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생겨난 것이 종교가 갖는 의식과 외형적인 전례행위이다.
나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방법을 종합한다면 언어와 행위인 것이다.
사람이 '나' 아닌 다른 '나'(他者)에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기가 갖지 못한 다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또한 내가 갖지 못한 방법으로 남이 접근해 와도 나는 그와 상통할 수 없다.
이와 같이 하느님은 자기의 사랑과 은총을 사람에게 전달하시고자 인간이 납득할 만한 방법을 취하셨다.
신앙이 신과 인간 사이의 인격적인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인격적인 만남 자체를 사람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쓸모없는 신앙이 되고 만다.
그래서 하느님은 먼저 자신을 인간에게 제공하시고(revelatio),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 오셨다.
그러나 접근해 오시는 하느님이 인간의 인격을 무시하는 방법으로써가 아니라 인간의 내적 동의에 의한 응답으로 하느님을 받아들이도록 배려하셨다.
하느님은 보이는 형태로써 예언자들을 통해 당신을 계시하셨고, 결정적으로는 육화된 그리스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 주셨다.
자애 깊은 하느님의 접근은 인간에게 가시적(可視的)인 방법으로 은총을 주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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