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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15 14:05
공의회문헌 풀어보기 - 전례헌장 해설(4)
 글쓴이 : Stephanos
조회 : 11,510  

전례헌장 제2장부터는 1장에서 제시한 ‘전례 쇄신과 증진을 위한 일반 원칙’을 전례의 여러 영역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2장은 그 가운데서도 신자 생활의 중심이며 정점이자 전례에서도 중심 되는 자리를 차지하는 성체성사 곧 미사에 대해 할애한다(47~58항).

성체성사 곧 미사는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것이다. 파스카 신비란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고 하느님과 화해하게 한 사건을 말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최후 만찬 때에 당신 몸과 피의 희생 제사인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파스카 신비를 이루셨다. 공의회 교부들은 미사가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정이며 △사랑의 끈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미래의 영광을 보증 받는 파스카 잔치”라고 말한다(47항).

이 미사에서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다(48항). 이는 공의회 교부들이 전례 쇄신과 증진을 위한 두 번째 원칙으로 제시한 ‘전례 교육과 능동적 참여의 촉진’을 더욱 분명히 하는 것이기도 하다. 교부들은 이와 관련 교회는 신자들이 △국외자나 말없는 구경꾼처럼 끼어있지 않고 △예식과 기도를 통하여 미사의 신비를 잘 이해하며 △미사 전례에 의식적이고 경건하게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러려면 신자들에게 요청되는 것이 있다. 1) 하느님 말씀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말하자면 성경 말씀을 통해 강론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올바로 받아들이고 그 말씀으로 무장해야 한다. 2) 주님 몸의 식탁에서 하느님께 감사해야 한다. 즉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으로써 힘을 얻고 그 힘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해야 한다. 3) 사제와 하나 되어 흠 없는 제물을 봉헌하면서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신자는 사제가 바치는 제사의 구경꾼이 아니다. 사제와 하나가 되어 제사를 바치면서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도록 해야 한다. 4) 날이 갈수록 하느님과 일치하고 서로서로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미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와 신자들 사이의 일치가 갈수록 증진돼야 한다.

 

미사에서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요구돼
이렇게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를 위해 공의회 교부들은 백성과 함께하는 미사 특히 주일과 의무 축일의 미사에서 바꾸거나 강조하거나 보충해야 할 사안들을 제시한다(49~58항). 우선 미사 통상문의 개정이다(50항). 통상문의 개정은 △각 부분의 고유한 본질과 상호 연관성이 더욱 분명히 드러나고 △신자들의 경건하고 능동적인 참여가 더 쉽게 이루어지도록 미사 통상문이 개정돼야 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공의회 이전까지 미사 통상문에는 이런 측면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음을 뜻한다. 실제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미사는 집전 사제가 복사를 데리고 미사를 드리는 방식 위주였다. 그래서 신자들은 사제가 복사와 주고받으면서 미사를 바치는 모습을 구경하는 수준이었으니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란 힘들거나 사실상 불가능했다.

공의회 교부들은 미사 통상문의 개정이 이 두 가지 방향으로 이뤄져야 함을 제시하면서 구체적 적용은 1장에서 제시한 ‘전례 쇄신의 원칙’을 따를 것을 주문한다. 곧 예식이 그 본질 내용을 보존하면서도 단순화돼야 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불필요한 부분은 삭제하고 적절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복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미사 통상문은 바티칸 공의회의 이런 결정에 따라 개정된 것이다.

다음으로 미사에서 성경을 더욱 풍성하게 활용하는 것이다(51항). 공의회 교부들은 “하느님 말씀의 더욱 풍성한 식탁을 신자들에게 마련하여 주도록 성경의 보고를 더 활짝 열어 일정한 햇수 안에 성경의 더 중요한 부분들이 백성에게 봉독돼야 한다”고 제시한다. 오늘날 미사 말씀 전례 때에 하는 성경 봉독은 이 원칙을 적용하고 발전시킨 결과다. 그래서 3년 동안 매일 미사의 독서를 다 읽으면 성경의 거의 전부를 읽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의회 교부들은 강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52항). 강론은 전례 자체의 한 부분으로서 크게 권장될 뿐 아니라 주일과 의무 축일에는 중대한 이유 없이 강론이 생략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강론은 미사의 전례문과 성경 말씀을 중심으로 구원의 신비와 그리스도 신자들의 생활 규범들을 설명하는 것이다.

또 주일과 의무 축일에는 ‘공동 기도’ 또는 ‘신자들의 기도’가 복음과 강론 다음에 있어야 한다고 전례헌장의 교부들은 강조한다(53항). 오늘날 주일이나 의무 축일에 바치는 ‘보편 지향 기도’가 이 기도다. 공의회의 전례 쇄신에 따라 마련된 ‘미사경본 총 지침’에 의하면 보편 지향 기도는 ㉠ 교회를 위해 ㉡ 위정자와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해 ㉢온갖 어려움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 지역 공동체를 위해 바친다. 기도를 바치는 순서도 이와 같다.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밀접히 결합되어 하나의 예배 행위 이뤄
오늘날 모국어 미사는 거의 모든 교회에서 일반화돼 있다. 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쇄신에 따른 것이다. 전례헌장 54항은 이 모국어 사용에 관한 항목이다. 공의회 교부들은 전례 쇄신의 원칙(36항)에서 제시한 규범에 따라 독서와 공동 기도 그밖에 신자들과 관련된 부분에서 전례언어인 라틴어가 아니라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다. 나아가 지역 상황에 따라 더 많은 부분에서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지역 교회가 숙고해서 사도좌의 동의를 얻어 모국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에서 사용하는 우리말 미사 통상문은 공의회 교부들의 이런 결정을 바탕으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개정된 미사 통상문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몇 차례 개정을 거친 것이다. 물론 개정할 때마다 사도좌에 보내 동의를 얻었다.

전례헌장은 나아가 “신자들이 라틴어로도 자기들과 관련된 미사 통상문의 부분들을 외우거나 노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하지만 모국어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라틴어로 미사를 드리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공의회 교부들은 양형 영성체와 관련 사도좌에서 규정한 경우에 주교들의 판단에 따라 성직자와 수도자는 물론 평신도들에게도 허락될 수 있다고 밝힌다(55항). 그렇지만 양형 영성체 곧 성체와 성혈을 다 모시지 않아도 그리스도의 몸을 온전히 모신 것이라는 16세기 트리엔트 공의회의 가르침은 재확인한다.

성체성사의 신비를 다루는 제2장 마지막 부분에서 공의회 교부들은 미사의 단일성을 강조한다(56항). “미사를 이루는 두 부분 곧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서로 밀접히 결합되어 있어 하나의 예배 행위를 이룬다.” 공의회가 이를 강조하는 것은 미사에서 성찬 전례만 중시하고 말씀 전례는 소홀히 해 주일과 의무 축일에 성찬 전례에만 참여해도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적지 않게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의회 교부들은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로 이뤄진 미사의 단일성을 강조하면서 미사 전체에 참여하도록 신자들을 교육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하게 권고했다.

 

글 / 이창훈 알폰소 평화신문 편집국장

 

[출처]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1월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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