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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8-07 10:19
사제는 갑인가? (마산교구 총대리 강영구 루치오 신부)
 글쓴이 : 젤마노
조회 : 13,057  

사제는 갑인가? (마산교구 총대리 강영구 루치오 신부)

교회 안에서 사제는 갑인가? 평신도는? 결론적으로, 평신도들은 수퍼갑이고 사제들은 을이다.

사제들의 모난 성품을 평신도들은 대체로 너그럽게 받아준다. 하지만 요즘 평신도들은 사제로 인한 불편함과 갈등을 담아두기만 하지 않고 표출한다. 총대리 자리는 묘한 곳이어서 교구 내 본당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 평신도들의 이런 저런 호소를 듣게 된다.

 평신도들은 사제들의 ‘갑질’에 대해 호소한다. 수퍼갑인 평신도들에게 을인 사제들이 갑질을 하는 이유는 성직자 중심주의 때문이다. 사제들의 갑질은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본당 운영을 사제 맘대로 한다
▲해치우듯 미사와 성사를 집행한다
▲불성실한 강론
▲고해성사 보기가 죽을 맛이다
▲인사성이 없다
▲함부로 말하고 예의가 없다
▲상식 없이 유치한 언행을 한다
▲재정 처리가 불투명하다
▲주일미사에서 위로는 커녕 꾸중만 듣고 간다
▲생일, 서품일, 영명축일, 은경축, 회갑, 고희 등 온갖 기념일을 다 챙겨줘야 한다.

사제들의 갑질은 직무 사제직을 불성실하게 수행하기 때문이다. 평신도들은 그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이 된다. 성직자 중심주의는 수퍼갑인 평신도를 을인 것처럼 순치(馴 致)시켜, 그들은 자신들을 ‘병신도’라고 자조한다.

 평신도들이 수퍼갑인 이유는 이러하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평신도 가정에서 배출된다
▲교회 운영과 사제들의 생활은 평신도들의 교무금과 헌금에 의존한다
▲평신도가 없으면 사제의 존재 이유가 없다
▲사제 없는 교회는 가능해도, 평신도 없는 교회는 생각할 수 없다
▲직무 사제직은 일반 사제직을 바탕으로 한다.

평신도들이 수퍼갑임에도 불구하고 을처럼 느끼는 것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제들이 직무 사제직을 방편 삼아 을처럼 교육하고 순치시켰기 때문이다. 성사와 전례를 거행하는 사제들은 은총의 시혜자로서 갑 행세를 하고, 평신도들은 수동적 수혜자로서 수퍼갑의 위치를 잊고 자신들을 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평신도들은 이러한 갑질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사제에게 직접 불만을 표시하기 어려워서 교구청에 호소하지만 가재는 게 편이다. 이때부터 평신도들의 ‘진짜 갑질’이 시작된다. 사제들의 갑질과는 차원이 다른, 무서운 갑질이다.

이른바 ‘가나안 신자’(‘안 나가’ 신자를 거꾸로 한 말) 현상이다. 천주교에서는 ‘냉담 신자’, 혹은 ‘쉬는 교우’라고 부른다. ‘소속 없는 신앙’(believing without belonging) 또는 ‘교회 없는 그리스도인’(unchurched Christian)을 이른다.

가장 큰 원인이 사제들의 갑질이다. “저 신부 떠나고 나면 나가겠다”고 하다가 아예 안나가게 된 다. 이것이 수퍼갑 평신도들의 갑질이다. 주일미사 참례율이 전체 신자 대비 20% 선에 머물고 있는 이유, 많은 신자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숙고해야 한다.

예수님은 ‘절대 갑’이다. 그래서 제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더러운 발을 씻기고, 십자가에서 죽을 수 있다. 절대 갑인 예수님은 당신 몸인 교회 안에서 갑은 무엇이고, 을은 무엇이냐고 호통을 치신다. 높은 사람이 되려는 사람은 남을 섬겨야 하고, 첫째가 되려면 종이 돼야 한다. (마태오 20, 26-28 참조) 스승인 예수님처럼 서로 발을 씻어주고(요한 13,14 참조), 서로 사랑하며,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요한 15,12-15 참조)

예수님은 당신처럼 우리도 절대 갑이 되라고 초대하신다. 예수님의 절대 갑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갑질을 그만두어야 한다. 교회 안에 갑을은 없다. 약한 지체를 더 소중히 여기고, 감싸는(1코린토 12,22-23) 동체자비행(同體慈悲行)이 필요하다. 자기 소명을 겸손하고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절대 갑이 되는 길이다. 동료 사제들에게 꼭 당부 드리고 싶다. 상식선에 머물러주면 좋겠다.


요시비 15-08-08 17:08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우리 교회 역사에 있어서 일대 변혁이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입니다. 그 의미를 깊이 묵상해봐야곘습니다. 사제는  하느님 앞에 겸손한 사제, 평신도를 교회의 두축으로 인정하고 협력하는 사제가 진정한 사제의 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평신도는 기도와 활동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지 말고 기본을 지키면서 교회 발전에 이바지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럴러면 사제와 평신도는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여 공감하면서 끊임없이 공동선, 공동목표를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대화와 소통은 서로 자주보고 마주 앉아야 가능합니다. 요즘 성당에서 서로 마주하고 대화하고 웃어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합니다....웃음이 없으니 얼굴 표정이 굳을 수밖에요....!!
파인힐 15-08-10 13:25
 
마산 교구 신자분들은 매우 복된 신앙 생활 하시겠네요 . 훌륭하신 신부님이 계시니 ---현재 우리본당은 어떤 모습인가요 ? 꼭 우리 본당의 적나라한 모습을 지적하여 주시는 것 같네요 . 주보1639호 (15년 7월19일자)를 보면 이용훈 주교님께서사제들에게 "기도하라."고 강조하시고 그리고 신자 하나하나를 내 가족 , 내 자신처럼 섬기고 받들어야 사제가 행복하다."면서 사제의 행동이 신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제는 "정도"를 지켜야하며 그러 할 때 사제와 신자들이 행복 할 수 있다고 . 당부했다. 지금 우리 본당에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
STJohn 15-08-15 06:40
 
사제의 본분 ...

자기 소명을 겸손하고 성실하게 ...
상식 선에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

참으로 뼈 아픈 대목이네요
앤서니 15-08-17 18:47
 
모든게 상식선에서 잘 해결되면 좋으련만. . . .
사목활동, 봉사활동 많이 하는 신자들만 더 실망이 크고, 대다수의 신자분들은 본당이 조용하기를 원하므로, 괜히
나서서 욕만 먹은거 같기도 합니다. 개선되길 기대하는게 어려운거 같긴 합니다만, 그래도 기대는 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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