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인가? 분노인가?
우리 성당은 이 고장 분당에서 제일 부러운 성당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10여년 전 바오로 성당으로 분가(?)하여 신축을 논의하면서 신축 헌금을 일반적으로는 아파트 평수에 따라 할당하는 게 관행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성금을 내기로 결정하여 성공적으로 그 일을 완수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성당 간부들이 한결 같이 분위기 좋은 성당을 이룩해가는데 심혈을 기울인 결과로 한 점 흠이 없는, 활기와 자애가 넘치는 단란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으뜸가는 성당이 되었다
교세도 확장되어 교우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나서 본당 외에 바오로홀에서까지 미사를 함께 보게 되었고 주일 헌금 액수도 8,9백만원 대에서 1,000만원을 넘어서는 기적같은 업적을 나타내게 되었었다 이와 같은 업적은 신부님과 간부 교우들의 능동적인 선교활동과 교우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 입은 결과로 평가된다
그러다가 금년 6월에 주임 신부님이 이동되면서 성당 분위기가 완연히 달라졌다
새로 부임하시는 신부님이 오시는 첫날 뒷 마당에 교우들이 꽉 차게 늘어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좌우에 늘어선 신자들에게는 눈길도 안 주고 성당 안으로 직행하니 기다리던 교우들은 멍! 하니 서로 얼굴만 쳐다 보다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흩어졌다 뒷 맛이 씁쓸했다
그리고 나서 첫 번째 당부가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라” 그리고 “전등불을 끄라”는 것이었다.
이곳 성당은 노인이 많은 편이고 다들 교양과 양식을 지닌 분들이다. 8.15 해방전에 시골에선 석유 닳아 없어진다고 초저녁에 등잔 불 끄고 일찍 자라고 채근했다던 어른들 얘기가 새삼 생각난다
두 번째는 영명축일 성금은 사제에게는 ‘보너스’나 마찬가지 이니까 성금함을 내 놓겠다 는 것이었다 부임한지 석달도 안 지나서 듣는 얘기로는 좀 민망하다고 사방에서 수근거렸다
세 번째는 가을 체육대회를 없앤 것이다 성지순례로 갈음하라는 것이다 교우간에 친목 도모와 활력소를 돋우는 데는 아주 좋은 행사인데 아쉬움이 많다
네 번째는 지역장 모임할 때 점심 식사를 내던 것을 없앤 것이다 세포 조직의 기본이 되는 활동 공로를 인정한다는 표상인데 이걸 없앤다니 좀 그렇다 ...
다섯 번째는 노인대학 개설하면서 마련한 임차 건물(농협 소유)을 도루 내놓는다 는 것이다 임차건물에 설치한 냉난방을 비롯한 각종 시설비가 수포로 되고 불편이 가중될 것이 명약관화가 아닌가? 레지오 등 그룹활동에 필요한 장소 부족도 해결하고 장차 유치원과 선교활동 동아리 대화장소 부족 등의 해결책으로 부속 건물로 인수할 계획이었다는데 ...
여섯 번째 혼배 미사를 나이 젊은 보좌신부에게 전담시키니 연만한 신부님이 집전하는 것과 비교할 때 당사자 가족이나 다른 교우들이 볼때에도 거북하다는 느낌이 든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일곱 번째 바오로대학 오찬 때에 신부님이 합석을 안하신다 그 전에는 두 분 신부님이 꼭 함께 참석하셔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시니 참으로 보기가 좋았었다
여덟 번째 성당 간부들의 진언을 전혀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덕망이 있는 교우들이 성당 일을 누구도 맡으려고 하지 않고 외면한다는 것이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합심하고 허심탄회하게 의논한다는 분위기가 중요한데 대화가 안 되는 상태에서 중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처결하는데, 하는 일마다 다중의 의사와는 반대여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어서 신자들의 불평이 분노로 비화되고 있다
근자에는 교우들이 삼삼 오오 모이는 데마다 위와 같은 내용의 걱정을 하면서 심지어는 울분을 토하는 이들도 있고 교무금 내는 것을 재고해야 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또한 주일 헌금도 1,000만원 대에서 800만원대로 하향되는데 앞로의 일이 심히 우려되는 게 아닌가 싶다
무언가 특단의 대책이 긴요한 게 아닌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는 건 안되는 일인데 ... 참으로 착잡한 심경이다.
20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