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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6-13 19:41
 조회 : 7,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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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미인 - 오탁번 2006년 3월 21일 오후 3시 조선시대 다식판 하나 사려고 앙성면 골동품 가게에 들렀는데 늙은 주인은 어디가고 갓 스물된 아가씨가 손님을 맞는다 볼우물의 고운 복숭아 뺨과 몽실몽실한 가슴을 보며 숨이 멎는 듯했다 희고 미끈한 종아리는 왜무처럼 한입 베어먹고 싶었다 다식판을 보는둥 마는둥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2006년 3월21일 오후 4시 반 천둥산 손두부집에 들렀는데 삼원색 요란한 월남치마에 발목 다 보이는 나일론 양말신은 젊은 아낙이 배시시 웃으며 인사한다 브래지어 한쪽 컵이 망가졌는지 짝짝이 가슴이 봉긋 봉곳한 주근깨도 예쁜 아낙을 보며 식사 주문도 잊은 채 정신이 휑하니 아득해졌다 2006년 3월21일 오후 6시반 늙은 느티나무가 새잎을 피우고 저녁놀이 서녘 하늘 물들일 때 내내 방망이질한 가슴 진정 시키려고 솔잎술 한잔 마시며 옛 사진첩을 그냥 뒤적 거렸다 내가 서른여섯살 되던 가을 서른한살 아내와 함께 설악산에서 찍은 사진을 보다가 나는 깜짝 놀라 술잔을 엎질렀다 골동품 가게 아가씨보다도 손두부집 젊은 아낙보다도 몇곱절 예쁜 젊은날의 아내가 방긋 웃으며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날부터 지갑속에 아내의 사진을 넣고 다니며 아침 저녁 새새 보고 또 본다 어느날 다따가 絶世美人이 된줄도 모르는 아내는 달팽이관이 고장나서 메슥메슥 입덧하듯 토하고 있다 아아 아득히 흘러간 젊은 시절 아내가 아기 배고 입덧할 때 귤 하나 사다줄 생각 못했던 나를 호되게 벌주고 있다 2007년 1월 12일 오전 9시 새해 들어 입덧 더 심해진 絶世美人의 손을 꼭 잡고 영하 12도 눈보라 치는 날 춘천 성심병원 이비인후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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