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수학여행 간다면서 ...
초등학교 6학년 외손녀가 수학여행을 간다고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 거리가 생겼다. 요즘은 저희 오빠가 중학교 1학년이 되면서 학원 공부하느라고 시간이 없어서 그전처럼 자주 못 오게 되었다 한번은 토요일에도 학원에서 늦게 오니까 할머니한테 토요일날도 저녁 늦게 오게 되니 월요일 날 아침에 돌아가면 어떠냐고 제법 의젓하게 제안을 하는 것이다 결국 저희 엄마가 안된다는 결론을 내려 줬다 입이 쑥 나왔지만 별수가 없는 일 ...
2,3년 전만 하드라도 할머니 겨드랑에 키가 닿았는데 6학년이 되드니 할머니 보다 키가 크게 자랐다. 옛날에 어른들이 “오이 자라듯 한다”고 하시던 말씀이 실감나는 현상이다. 올적마다 키가 부쩍 부쩍 자라서 이젠 덩치가 애기가 아니다 외가에 오면 차례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꼭 부등켜 안고 볼에다가 한참을 비벼대곤 했는데 이젠 올려다 보게 되었으니 참으로 신기하고 기특하다. 한 번은 하도 신기해서 물어보니까 저희 반에서 두세 째 간다니까 신통하기도 하다
지지난 달에는 저희 외삼촌한테 조용히 닥아와서 말하기를 “수학여행 가는데 ... ”라고 하길래 어쩌나 볼 양으로 “왜 삼촌한테 얘기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돈을 안 버니까 그 대신 삼촌이 용돈을 줘야 할테니 좀 넉넉하게 달라”고 하드라는 거다. 그 얘기를 나중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듣고 나니 ‘이젠 다 커서 생각이 제법 의젓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참으로 신통하구나 하고 흐뭇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뒤에 전화를 한번 하는데 어리광 섞인 말투로 “할아버지! 엄마가 그 돈은 못 쓰게 해요”라고 투정을 하길래 그럼 “엄마한테 돈을 다 맡겼냐?‘고 물으니 제가 그냥 가지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대답하기를 그거는 ’여행갈 때 잘 쓰라고 하는 얘기니까 엄마 말을 잘 삭여 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대답을 주었드니 입을 쑥 내미는 목소리로 ’알았어요‘라고 대답한다
아침 일찍 떠나는 날 9시 반쯤 전화를 거니까 마침 휴게소에 들어서는 참이라니 ‘아침 일찍 일어날 때 감기 조심하고 잘 다녀오너라!’라고 하니 건성 듣는 눈치고 왁자지껄 하길래 간단히 전화를 하곤 할머니를 바꿨다. 그런데 이틀째가 되는데도 전화가 없다. 하기야 저희끼리 놀기에 정신이 없는 판에 할머니한테 전화 걸 생각이 나겠나?
그런 줄 알면서도 행여나 전화가 올까 ... 은근히 전화를 기다리는 눈치가 엿보인다. '다음 날은 전화하겠지 ...' ‘어쩌면 여행 마치고 돌아와서나 전화하겠지 ...!’
남들이 하던 손주 얘기가 다시 생각난다 ‘열 살이 넘으면 전화가 뜸해지고 바뻐서 전화 걸 여유가 없다’고 한다는 공통된 진실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는 거 같다
하느님! 이런 귀한 자녀를 허락해주신 아버지 하느님! 감사하옵나이다! 먼 길 떠나 여행하는 중에도 늘 주님 품 안에서 안온하게 지켜 주옵소서! 아멘!
2013.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