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즐겨하는 핏줄인가?
70 중반에 가루 늦게 <쌕스폰>을 배우기 시작한지 한 4년쯤 되었다 음악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1940~‘50년대 학창시절을 지낸 우리 세대는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만해도 전쟁 전후 경제적으로 고난의 시대를 살아 왔기 때문에 음악 예술 분야는 접할 기회조차 엄두를 낼 수 없는 불운한 세대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닥아 서면서 국가경제 발전에 따라서 음악 예술 체육 분야에서도 세계가 주목하는 예체능인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세계 정상급 <오페라> 가수, (서양 악기) 연주자, 지휘자, 무용가, 등등 ... 각 분야에서 정상급 예술가의 자리에 서양 사람들을 제치고 한국인이 등장하여 자리를 굳히는 쾌거가 연달아 나타났다 그리고 젊은 예술가가 세계정상에 등극하는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서양사람들 무대에는 안된다’는 선입견이 완전히 깨진지 오래다
근자에 (10년 전 쯤인가?) 중. 노년층에서 <쌕스폰>등 악기를 새로 배우기 시작하는 <붐>이 일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이젠 ‘형편도 먹고 살만큼 되었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 생활기간이 길어진 것도 큰 몫을 한 거 같다 하지만 악기 연주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우선 ‘좋아하니까 늦게나마 용단을 내려서 시작하는 거’ 같고 또한 다른 악기와 달리 4,5년 정도 열심히 배우면 평소에 좋아하던 유행가나 <팝쏭> 정도는 흉내라도 낼 수 있다는 생각인 거 같다 어쨌든간에 음악이 좋아서 가루 늦게 시작하는 인구가 급증한 거 같다
또한 오래전부터 노래방에 가서 노래부르는 것도 유행인데 이제는 남녀 노소 가릴 것 없이 맥주 한 잔 했다 하면 서슴지 않고 연이어 명가수(?)가 등장하는 게 풍속도가 되었고 요즘에는 연주시설을 갖춘 <까페>도 보급이 돼서 맥주 한잔 하면서 <쌕스폰>을 연주하는 경우가 꽤 있고 정기적으로 야외연주를 하는 <클럽>도 많아졌다
고구려 신라 백제 시대에도 풍류를 즐기는 선조들의 흔적이 제한적이나마 전해내려와서 볼 수있다는 것도 의미있는 암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지난 날에 외국 영화에서나 생활 속에 녹아들어 있는 풍류를 보면서 ‘서양 사람들의 낭만’이려니 남의 일로만 보던 우리도 이제 머지 않아 생활 속에서 우리의 멋과 맛을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사는 날이 우리 곁에 닥아 와 있는 게 아닐까?
서양 사람들은 몇 세기 전부터 사회적인 부와 문화를 이어받아 왔고 우리는 전란과 보릿고개를 지낸지가 1세기도 채 안 됐지만 세계 10대 교역국가로 비약한 걸 보면 조금만 더 나아가면 분명히 경제적인 부와 생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낭만이 있는 사회를 맞이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다 보니 10년 후면 내 나이가 90이 다 될텐데 그 때에 가선 어느 무대에서 <쌕스폰>을 한번 멋지게 불어보게 될른지? 머릿 속에 황홀한 정경을 그려 본다.
201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