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대한 향수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마련이고 노년에 접어들면서는 점점 아름다운 추억만을 간직하게 되는 거 같다
70대 중반을 훌쩍 넘어서면서 은퇴생활 10여년을 넘어가다 보니 때때로 어릴적 고향에 대한 향수 그리고 지나온 사회생활에 얽힌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이 그리움을 밑바닥에 깔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떠오를 때가 있다
오늘 우연히 한전 전우회 문화유적 탐방 <싸이트>에서 경기도 파주 자운서원(율곡 선생 유적지) 기사를 보면서 문득 파주 고향 생각이 난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쯤, 큰길 건너 큰댁 할아버지 댁에 불려가서 꿩 만두국 먹던 생각, 차례 제사 때 고모가 살살 꼬셔서 제주를 야금야금 먹여서 얼굴이 빨갛게 돼가지고 놀림 받던 생각, 5학년(?) 땐가 음악<콩클>대회에서 2절을 먼저 불러서 2등 했던 생각, 고모가 살살 유도해서 <색시 감>으로 맘에 든 처녀(?)를 짚어보라고 해서 줄지어 걸어가는 대여섯 살 연상의 여학생 등뒤로 쫓아가서 등을 콕 찌르고 달려오던 생각 ....
엄마가 빨래하러 갈 때 따라가서 보쌈하던 그렇게 깨끗하고 아름답던 공릉천(냇물)이 6.25 동란을 겪고 나선 오염되고 찌들어서 볼상 사납게 되고 신선하고 아름다움을 간직했던 산야가 미군 부대 캠프가 들어서고 집단주택이 들어서면서 전원의 풍치를 다 잃어버리고 말았다
근년에 자유로가 생기면서 손 쉽게 파주 적성까지 <드라이브> 가기가 좋아지면서 가끔 장어구이를 먹으러 간다는 핑계로 바람 쒜러 나섰다 임진강 하구가 내다 보이는 정자에 앉아서
강 건너 개풍군도 건너다 보고 석양이 기울어질 때 까지 한 잔 또 한 잔을 기울이면서 붉게 물드는 강 하구를 말 없이 내려다 본다.
그런데 근자에는 그것도 어렵게 되었다 그 쪽으로 신도시가 입주하면서 교통량이 폭주해서 <드라이브>하는 매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마음 속에는 항상 어렸을 적 고향 생각이 아름다운 환상 속에 드리워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201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