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에 스승의 날을 맞는 감회
선생님! 하면 여태까지 만났던 여러 선생님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는 선생님이 몇 분 생각나게 마련이다 그야말로 평생 잊을 수 없는 고맙고 존경스런 선생님, 특별히 엄하고 무서웠던 선생님, 기억에 별로 남아 있지 않은 분도 계시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시절에 따뜻하게 사랑해 주시던 선생님, 존경스럽고 우럴어 뵈는 선생님, 중고등학교 시절에 인생행로의 사표가 되셨던 선생님, 대학생활에서 인생철학과 사회적 가치관을 제시해 주신 은사 분들 중에서 현재까지 기억하며 그 은덕을 기리는 선생님이 있게 마련이다
어느듯 세월이 흘러 사회생활에서의 주역의 역할을 마치고 은퇴생활을 십여년 이상 해온 인생의 황혼기에서 스승의 날을 맞는 감회가 새삼스럽기도 하다
언듯 지난 달 <쌕스폰>연주회 자리에 이십여년 전 제자가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꽃다발을 가지고 은사님을 뵈러온 장면이 떠오른다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보기 좋은 정경이요 흔치 않은 광경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런데 나는 과연 은사 선생님께 무얼 어떻게 변변히 해드린 게 있었나!? 학교 공부할 때는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직장생활할 때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서, 은퇴해서 한가할 때는 차일 피일 미루다가 제대로 선생님을 대접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거 같아 부끄럽고 후회스럽다
이제 얼핏 생각나는 게 20여년 전 직장에 있을 때에 수원 근교에 사시던 초등학교 담임이셨던 정원철 선생님을 찾아 뵈었을 때 그렇게 좋아하시던 선생님 모습이 생생하다 백발이 성성하신데 제자들과 어울려서 약주하시면서 즐거워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서언하다
또 한 가지는 어리고 연약한 청년을 우리 사회의 새 일꾼으로 키워준 모교에 대한 고마움을 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날 수 있었던 일이다 개교 백주년을 맞아 모교에 “개교 백주년 기념관” 건립기금 모금에 참여하게 된 일이다. 마침 동기 동창생이 총장으로 재직할 때여서 기회가 좋았다. 평생을 종사하던 직장에서의 퇴직금 중에서 얼마를 꺼내 가지고 동창생인 총장에게 전달하고 되돌아 나오는데 배웅하러 나온 송 총장의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이제 와서 회상해 보니 그리운 일도 많고 후회스런 일도 한 두 가지가 아닌 거 같다. 하지만 오늘 같이 좋은 세상에서 건강과 평온을 누리면서 온 세상의 좋은 것을 한 눈에 다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여?
이 모든 것이 다 은사 선생님의 은공 덕분인 것을 까맣게 잊고 살아 온 게 후회스럽기만 하다
오늘도 세상에 좋은 것을 다 허락해 주신 우리 주 하느님께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드리나이다. 아멘!
2012.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