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여,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구뷔구뷔 펴리라
조선 중기의 시인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을'처럼은 아니라도
저도 유난히 길고 추웠던 지난 겨울을 한 자락 베어 두었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던 날 탄천에서 찍은 바오로 성당.
너너무 멋진 집 앞 도로와 탄천 설경, 탄천 오리들. . .
탄천 징검다리에 내 손도장을 찍어야지~

늘 다니던 탄천 산책길에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언젠가는 꼭 야경을 한 번 찍어 봐야지
벼르다가. . . 벼르다가
어느날 카메라를 들고 나섰더랬습니다.
앞만 보고 사진을 찍으며 가다 보니. . .
어느듯 지나 다니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돌아가려고 뒤를 돌아 보니 . . .
뒤에도 산책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 .
추운줄도 모르고 . . .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 .
사진만 찍으며 가다가. . .
넓고 캄캄한 탄천에 나 혼자라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순간. . .
갑자기 심장이 쿵쿵 . . .
너무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지나간 겨울 어느날 밤 12시경 탄천에서. . .

어느 따스한 봄날
탄천건너 멀리 다리 끝에서 본 우리 성당. . .
언제 겨울이 있었나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 봄도 재빨리 우리곁을 떠나버렸습니다.
유행가 가사처럼
보내지 않아도 가버리고 부르지 않아도 오는 시간들 틈에서
무더운 여름을 지겨워 말고 여유있게 즐기면서 살아야 옳겠지만. . .
그래도 더운건 더운거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