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뤼네발트(Matthias Grunewald)의 이젠하임 제단화(Isenheim Altarpiece)
프랑스 알자스 지방, 콜마르에 있는 운터린덴미술관에는 마티아스 그뤼네발트가 그린 제단화가 있습니다. 원래 이 작품은 이젠하임에 있는 안토니오 수도원의 제단에 놓였던 것으로 3겹으로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가장 바깥으로 나와 있는 중앙 부분을 양쪽으로 열게 되면 그 안에 다른 그림이 등장하게 되고, 다시 한 번 중앙 부분을 열게 되면 니콜라스 하그노버가 조각한 조각들과 그뤼네발트의 그림이 함께 나오게 됩니다.
이젠하임 제단화는 크게 3가지의 주제를 9개의 이야기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단화는 보통 때에는 닫힌 상태로 있다가 성령강림절, 사순절, 부활절과 같은 특별한 절기가 되면 열린 상태로 바뀌었기에 안쪽에 있는 작품들은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고 따라서 보는 이들에게는 신비스러운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닫힌 상태의 제단화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성 안토니우스’, 오른쪽에는 ‘성 세바스티노’, 아래 부분에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 그리스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한번 열린 상태에서는 왼쪽으로부터 ‘수태고지’-‘천사들의 합창’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 ‘부활’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전히 제단화가 열리게 되면 중앙에는 니콜라스 하그노버가 조각한 조각상이 왼쪽부터 ‘성 아우구스티누스’, ‘성 안토니우스’, ‘성 제롬’의 순서로 놓여있고, 왼쪽에는 ‘성 안토니우스와 은자 바오로의 만남’이 오른쪽에는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닫힌 상태의 제단화에는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달려 처형당하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예수님의 온 몸은 찢기고 상처투성이로 검붉은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의 곁에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뒤로 쓰러지며 정신을 잃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마리아를 안고 있는 제자 요한이 보입니다. 땅 바닥에는 슬픔으로 두 손을 모으고 예수를 쳐다보는 막달라 마리아와 그녀를 상징하는 향유 병이 놓여있습니다. 십자가의 반대편으로는 세례자 요한이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한 손으로는 성경에서 예언한 메시아가 바로 예수임을 가리키는데, 세례자 요한 옆에는 라틴어로 “그 분은 점점 높아지고, 나는 점점 낮아지리라.”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세례 요한의 발밑에는 구세주를 상징하는 어린양이 십자가를 안고 피를 성찬 잔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상태에서 제단화가 한번 열리게 되면 이전까지의 고통과 슬픔은 찾아볼 수 없고, 기쁨과 영광의 장면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특별히 부활하시는 예수님은 손과 발의 못자국은 남아있지만 십자가에서의 상처가 말끔히 사라진 깨끗하고 승리에 찬 모습으로 변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