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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03 10:52
동행 - 설악산
 글쓴이 : 김근성
조회 : 8,372  


<동행 - 설악산>

아들과 같이 설악산 산행을 했다.
산행들머리인 오색에 도착한건 새벽 3시30분
대청봉을 향하여 오르는 일행의 발걸음이 잠들어 있던 산을 깨운다.
야산 산행은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주간 산행보다 오르는 속도가 빠르다.

가파른 오름을 오르며 아들애가 힘들어한다.
산행을 안 해본 때문일 것이다.
숨을 고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7시경 대청봉에 오르니 바람이 거세다.
눈 덮인 능선을 본다.
중청에서 소청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
거기에 어우러진 암봉과 산자락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전국에 국립공원이 여럿 있지만
설악산만큼 규모와 경치가 뛰어난 곳은 없다.
설악산은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있으며,
높이가 1,708m로 한라산(1,950m)과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대청봉에 서서 시계방향으로 산봉우리 하나하나를 짚어 본다.
서북능선의 끝청과 귀떼기청봉
그 옆으로 구곡담계곡과 용아장성, 가야동계곡
그리고 설악을 내설악과 외설악으로 가르는 공룡능선
그 너머로 보이는 마등령과 황철봉 그옆의 울산바위와 달마봉
천불동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
모든 봉우리와 계곡 하나하나가 자기만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중청산장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출발
중청에서 소청으로 가는 길에 바람이 거세다.
소청에서 희운각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길에서
눈썰매를 타며 내려왔는데
마냥 재미있고 즐거웠다.
아들과 이렇게 어울리며 웃어 본적이 얼마만이던가 ?
부자가 같이 어울리다보니 서로의 마음이 열리고 가슴이 개운해진다.


희운각대피소를 지나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간다.
눈 쌓인 천불동계곡을 내려가다 보면
각기 다른 모습의 형상과 아름다음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설악의 계곡은 산에 가려져 골짜기 밖에서는
계곡의 본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 그 속을 걸어보아야만
그 규모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설악산은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산행을 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산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골자기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는 맛은
시간에 쫓겨 서둘러 지나가는 산객은 제대로 볼 수 없다.
계곡의 암벽과 암벽사이로 펼쳐지는 좁은 계곡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시간을 되돌린 듯한 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보아야 그 맛과 정취를 느낄수 있는건
산만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부자가 같이 오랜 시간 산행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아들이 크고 나니 부자간에 소통이 잘 안되는 걸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알아서 하는 다 큰 아들에게 뭐 할 애기가 있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아비로서 아들에게 할말이 왜 없으랴 !
하지만 할 애기가 있어도
서로의 시간이 맞지 않아 못하고,
분위기가 그래서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오늘은 둘이서 허물없이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아들의 이야기도 듣고


산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올라가는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산에 오르는 사람은 산에 나있는 길을 통해서 오르게 된다.
그 마저도 없다면 어떻게 산을 올라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길이 아닌 곳으로 올라가는 건 너무도 힘들고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정상에 있거나, 이미 산을 올라본 사람은 많은 길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오르는 게 익숙해지면 오르면 길을 수정하거나 새 길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
길이 아닌 곳을 통해서도 산을 오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주어진 길에서 인생을 시작한다.
어떤 사람은 끝까지 그 길을 통해서만 산을 오를 것이고
어떤 사람은 길이 아닌 곳을 찾아서 산을 오르게 된다.
그것이 더 좋은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 이후 누군가가 그 길을 따르게 될 것이고
새로운 길이 생기게 될 것이다.

아들애도 올해가 지나면 대학을 졸업하게 되니
나름대로 고민이 많은 모양이다.
요즘 경기가 엉망이다 보니 직장을 구하는 것도 그렇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일은 더욱 희미하여 앞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타 하더라도 네 나름대로의 장점을 살리고 굳건한 마음으로 준비해야지 !
앞으로 세상을 살면서 부딪치고 때론 절망하고 깨지고
그러면서 하나하나 깨달아 가게 될 것이다.
그래도 세상은 밝게 사는 것이 필요하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네 마음이 밝으면 고난도 쉽게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다.


설악동 소공원에 내려와 산행을 완료하고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나니 12시다.
산악회 차는 오후 3시30분에 출발하니 3시간 이상 여유가 있다.
산악대장과 연락하여 척산온천 정류장에서 3시35분에 차를 타기로 하고
척산온천 원탕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비 8천원)
아들과 함께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노곤한 몸이 풀어진다.
정말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감을 느낀다.
참 사소한 것에 기쁨을 느낀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한다.

아들애는 산행하느라 힘들었지만
온천으로 몸을 풀고 한숨 자고나니 기분이 좋은지
가끔 같이 산행을 다니자고 한다.
한달에 한번은 아녀도 두달에 한번 정도 같이 다니기로 했다.
부자간의 이런 뿌듯한 감정 얼마 만에 느껴보는지 모른다.

오늘은 안내도 내가 하고 배낭도 내가 큰 것을 메고 산행을 하였으나,
후일, 언젠가는 홀가분한 몸으로
아들의 안내를 받으며 산행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들과의 동행 아주 좋았다 ! ! !                                                (‘09.2.설악산을 다녀와서)


김근성 09-03-03 21:14
 
  계시판 글에 사진을 어떻게 삽입하는지 알수가 없내요 !  방법을 알려 주세요 !
이제노 09-03-03 22:40
 
  글 쓰는 밑부분에 보시면 업로드가 있습니다. 2개까지 올리실 수 있고, 아쉽게도 그 이상은 지원이 안되네요. 혹시 블로그같은 것을 이용하신다면 사진 2장과 함께 업로그 윗부분의 링크를 사용하셔도 될 겁니다.
김요셉 09-03-04 18:35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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