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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6-05 21:41
섬에서 섬을 보다
 글쓴이 : 김근성
조회 : 11,487  
< 섬에서 섬을 보다 >

찌는 더위 그리고 습한 바람
3-4년전 여름 휴가철에 들렸던 진도의 기억은
더위에 쫓기던 시간만 떠오를 뿐이다.

‘08.5.31(토)

- 수많은 섬 -

수없이 많은 섬들이 마치 새떼처럼 앉아있는 섬,
수많은 섬 떼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조도군도(鳥島群島)를 찾았다.

조도로 들어가는 통로인 팽목항에서
12시발 카페리 선박을 이용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했다.
서울에서 진도 팽목까지 걸리는 시간은 5시간
조도에서는 돈대봉 전망대와 하조도 등대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조도에서 나와 전설이 깃든 세방낙조를 볼 생각이다

배가 출발하자 여행객과 주민이 명확히 구별되었는데
지역주민은 선실에서 쉬든가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데
여행객은 선실 밖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비수기인 탓인지 우리일행을 포함하여 서너 팀만 여행객으로 보인다.


배가 팽목항을 벗어나면 다도해의 비경이 여행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조도로 가는 뱃길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 우럭 매운탕 -

조도 선착장이 있는 어류포까지는 배로 30분 정도 걸렸다.
비수기인 어류포는 한가하다

허름한 식당엔 주인아줌마와 선객이 둘
수족관엔 아나고 몇 마리와 우럭 한 마리가 전부였지만
웬 걸 넉히 3.5㎏는 나가는 우럭이 사람을 놀래 킨다.

아침에 배에서 받은 거라는데
주말인데도 섬에 들어오는 손님이 없어
며칠 지나면 스트레스로 맛이 떨어지고 살이 빠지므로
우리한테 팔아야 한다는 주인아줌마의 푸념인지 강권인지를 들으며
6만원에 아나고 두 마리를 추가로 구어주기로 흥정을 끝내고...(횡재 아닌가 ?)

접시에 큼직히 썰어 놓은 모양 없는 우럭 회,
크기가 들죽 날죽인 상추와 고추,
그리고 묵은 김치와 깻잎
된장으로만 끓여낸 우럭매운탕은 정말 일품이었는데.
아줌마가 옆에 앉으며 회 몇점을 집더니 소주를 한잔 따르란다.
자기도 이런 우럭은 자주 맛 볼 수 없다면서
(사실 사먹어야 되기 때문에 못 먹는단다)

동행한 일행은 3㎏가 넘는 우럭은 처음 본다고 감탄을 하고,
나는 몇 년전 영진이 덕에 춘섭이 배에서 먹었던 놈 하구 비슷한 크기다. (그게 더 컷지 싶다)

- 섬 섬 섬 ..... 그리고, 점 점 점 ......-

상 조도에 있는 도리산 돈대봉(210m) 전망대에 오르니
새떼가 앉아있는 듯,  왜 여기가 조도(鳥島)인지를 알게 해준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섬이다.
바다에 떠있는 섬과 점......
넓게 펼처진 아름다운 풍경들
혼자보기 아까워 렌즈에 주어 담고

볼 수 있는 섬의 수가 얼마인가.....
관매도-각흘도-대마도-소마도-관사도-나배도-옥도-성남도-가사도...

비포장 도로 4㎞를 달려야 나오는 100년이 넘었다는 조도 등대는
하조도 동쪽 모서리 절벽에 세워져 있었는데
주변 절벽 경치가 아름답고 탁트인 곳이라
등대 위쪽에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팔각정이 세워져있다

17시에 팽목으로 출발하는 선박을 기다리며
이곳 저곳을 하릴없이 서성거려본다

- 전설이 깃든 세방낙조 -

세방 낙조 전망대는 가치리에서 급치산 자락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중간에 있는데
진도를 찾는 여행자들이 곳곳으로 흩어졌다가
해질 무렵이면 모두 세방 낙조 전망대로 모여든 다고 한다.

조도군도 일부인 가사군도의 섬들 사이로 지는 해와
바다 위로 떠있는 섬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낙조풍경은 만들어내는데
섬들은 기묘한 모양만큼이나, 다채로운 전설을 품고 있다.

“가사군도를 내려다보는 지력산에 동백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그 절에서 수행을 하던 스님이 득도하기 직전에
아름다운 여인에 홀려 벼락을 맞아 바다에 떨어졌는데,
추락하던 파계승 옷가지가 점점이 섬이 됐단다.
가사옷이 날아가 가사도가 됐고,
장삼이 날아가 장산도,
날아간 상의는 상태도,
하의는 하의도가 됐단다.
또 손가락은 주지도,
발가락은 양덕도,
목탁은 불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구수한 전설과 섬의 모양 그리고 섬 이름이 딱 들어맞는 것이 고개를 끄떡이게 한다.


‘08.6.1(일)

- 일출 -

일출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5시부터 접도로 바쁘게 이동 하였건만
바닷가에 도착하니 해는 벌써 떠있다

한참동안 바다를 보았다.
푸른 바다는 잔잔하고 바람도 없지만,
붓 자국처럼 번진다.
그 그림을 바라보고 있자니 빠져 들어 갈 것만 같다.


- 웰빙 등산로 -

접도는 본섬 옆에 있는 조그마한 섬인데 본섬과 다리로 연결되어있다.
수품항에서 임도를 따라 2코스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
높이가 164m밖에 되지 않아 정상에 금방 오르지만 총 12km에 달하는 5시간 코스다.
해안가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길은 바닷가로 향하고
바닷가 길은 다시 산으로 오른다.
산행 코스 마지막인 여미해안에서 신발을 벗고 맨발체험 등산으로 산행 마무리....

- 여행을 마치며 -

진도는 23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진도 본도는 연육교로 연결되여 육지가 되어버린 섬이다.

가보고 싶었던 조도군도를 둘러보며,
수많은 섬들을 눈에 담고
바다와 섬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끼는 시간이 였다.
처음에 낯설던 풍경은 이제 아쉬움과 그리움이 되고

사람들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여행의 시작과 끝은 느낌이 다르고 보는 관점도 다르지만
사실 시작과 끝은 이름이 다를 뿐
만나는 지점은 언제나 원점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어차피 살아가는 모양새가 그런 것 아닌가 ?

귀경길에 목포 금메달 식당에 들려 홍어코스정식으로 요기,
함평 바닷가에서 해수찜으로 몸을 풀고 늦은 밤에 귀가


앞으로 진도는
흗어져 날리는 듯한 섬과
비상(飛上)을 꿈꾸는 시간으로 기억에 남지 않을까 ?

“날게도 없는 놈이 비상(飛上)은 무슨 비상(飛上) ! ! !
모르지 죽어라고 달리다보면 없던 날개가 돋아날지.....ㅋㅋㅋ” ('08.6.1)

차윤익 하… 08-06-09 16:36
 
  펠릭스 형제님 좋은 시간을 보냈군요. 요즘 얼굴 뵙기가 힘든데 ....... 새벽 미사에 나가시나 ?????? 자주 뵙기를 기대해 보며 늘 행복하십시오
김안젤라 08-06-13 08:56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쟎아요., 혹 감춰진 날개가 있으실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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