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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8-13 00:30
은퇴하는 수원교구 성남대리구장 김영옥 신부
 글쓴이 : 김요셉
조회 : 14,093  

"사제의 길 걸으며 행복했습니다"


은퇴하는 수원교구 성남대리구장 김영옥 신부


▲ 퇴임ㆍ은퇴 감사미사 중 최덕기 주교의 송별사를 듣던 김영옥 신부가 해맑게 웃고 있다.

"열 번 죽었다가 열 번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저는 계속해서 사제의 길을 선택하겠습니다."
 
은퇴하는 노(老) 사제의 진심어린 고백에 성전을 가득 메운 신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7월 26일 경기 성남 분당요한성당에서 퇴임ㆍ은퇴 감사미사를 봉헌한 김영옥(성남대리구장) 신부를 만나 38년간 사제생활의 소회를 들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과 교회, 신앙의 유산을 상속해주신 부모님, 저를 사랑해주신 모든 신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내내 "감사하다"는 말을 수 없이 되뇌인 김 신부는 "지금까지 사제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잘해서가 아니고 저의 수많은 과오를 너그럽게 이해하고 감싸 안아 준 신자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렇게 고마운 마음을 사목활동을 할 때 가졌다면 좀더 주위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할 수 있었을 텐데 은퇴할 때가 돼서야 깨닫다니 아쉽습니다."
 
김 신부는 사목활동을 하는 동안 교회 내 평신도 역할 증진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본당 관리 업무에 관해 각 분야에서 사목자들보다 전문성을 갖춘 평신도들이 많습니다. 사목자들은 신자들에게 떼어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고 복음화에 집중해야 합니다."
 
김 신부는 "사목자가 평신도에게 존경 받는 이유는 일을 잘해서가 아니라 봉사ㆍ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성스럽게 살아가기 때문"이라며 "사목자들은 기도와 신자들을 돌보는 일에 집중하고 본당 업무는 평신도가 중심이 돼 이끌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교구청에서만 10년 가까이 일했던 김 신부는 신자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는 것이 항상 그리웠다.
 
"교구청에서 10년간 일 하다가 수지본당 주임으로 발령받았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2년이 채 안 돼 성남대리구장을 맡게 돼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이제 본당 신부로서 사목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주임 신부를 할 때 신자들이 미사 참례하러 성당으로 오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고 한다. 신자가 고해성사를 요청하면 식사 중에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 성사를 줬다.
 
김 신부는 후임 조원규(평택 대리구장) 신부에게 "대리구의 기틀을 제대로 잡아놓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대리구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애써달라"고 당부했다.
 
퇴임ㆍ은퇴 감사미사를 공동집전한 전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는 "김영옥 신부는 책임감이 강해 어떤 일이든 믿고 맡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남대리구 복음화국장 심재형 신부는 "김영옥 신부님은 신자들에게는 자상하고 온화한 아버지 같은 분이었고 후배 사제들에게는 편하게 다가설 수 있었던 '동료 사제'였다"고 말했다.
 
1943년 수원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1971년 사제품을 받고 여주ㆍ양평ㆍ안중ㆍ용인ㆍ명학ㆍ지동ㆍ수지본당 주임을 역임했으며 교구 사목국장, 관리국장, 복음화국장, 사무처장 겸 총대리 등을 지냈다. 2006년부터 초대 성남대리구장으로 사목해왔다. 특히 2003년부터 교구규정 전담 신부를 맡아 교구의 규정을 체계화하는 데 힘썼다. 은퇴 후 과천 성모 영보수녀회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임영선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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