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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4-01 23:53
봄맞이 산행
 글쓴이 : 김근성
조회 : 9,259  
< 봄맞이 산행... >

먼 길을 떠날라치면
아내는 으레 잠을 설친다.
그 영향은 산행초입 오르막에서 나타나고.....

산행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여 쌍선봉 중턱에서 조금 쉬어가자며 발을 잡는다.
잠을 설친 영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몸이 풀릴 때까지 1시간정도는 힘들어 할 것이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이 아무리 힘들다 하여도,
살아가는 것만큼 힘들까 ?
산을 오르는 것은 여러번 다니다보면 숙달이 되여 쉽게 다닐 수 있지만
세상살이는 산을 오르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의 생활이 매일 매일을 반복하며 살아 가는것이라면
하루 하루 조금씩 나아져야 할 텐데, 살아 갈수록 힘들어지니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쉽게 될 것 같으면서도 잘 안 되는 것이 세상사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 삶에 비 할 수 있을까 ?

남여치재에서 시작한 내변산 산행은 쌍선봉과 직소폭포를 거쳐 관음봉과 내소사까지 4시간 30분의 일정이다.
  (남여치-쌍선봉-월명암-선녀탕-직소폭포-재백이재-절경지대-삼거리-관음봉-내소사)
내변산은 최고봉인 의상봉의 높이가 해발 509m에 불과하지만
쌍선봉(459m), 옥녀봉, 관음봉(433m), 선인봉 등 기암 봉 들이 첩첩히 솟아 있다.

쌍선봉 능선에 올라서니 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문뜩 느껴지는 그 따뜻함이란... 봄이라 이건가 ?

아내는 몸이 풀리자 쉬자는 소리도 없이 그냥 산을 넘어간다.
설친 잠의 피로와 몸이 풀린 듯, 표정과 목소리가 살아났다.
참 쉽게 산과 동화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홀로 가는 산행이 아니기에
앞서간 일행에 합류하기 위해 발길을 재촉하여 산을 오른다.

직소폭포를 보며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마신다.
커피향과 따뜻한 기운은 뱃속을 데우고, 행복감은 머리로 올라온다.

산길 옆으로는 진달래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물오른 나무에 매달린 새싹은 눈을 아른거리게 한다.
이제 완연한 봄이 되었으니 나무들은 순서대로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울 것이다
우리는 지금 향긋한 풋내를 맡으며, 봄이 가는 길을 앞서 가고 있는 것이다.

산행을 시작한자 세 시간쯤 되여 관음봉에 올랐다.
암릉에 앉아 주변을 돌아본다.
아래쪽에는 내소사가 있고 서쪽으로는 바다가 보인다.

둘이 앉아 주변경치를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언 듯 내려놓았던 지난 일이 떠오른다.
아내는 내개 불평을 할 때면 지나가는 듯이 말한다.
나는 당신과 두 아이를 내 십자가로 지고 살아가는데 당신은 아닌 것 같다고
어느 때 보면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멀게 느껴진다고,

그래, 같이 생활하더라도 마음이 다르면 함께 가는 길은 멀고 힘들다.
부부란 마음을 같이하여 함께 길을 가는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방향을 맞추어, 함께 나 갈 때
따듯한 느낌을 함께 느낄수 있지 않을까 ?

그게 뭐 힘 들 것인가 ?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아내의 마음도 가고
함께 가면서 서로의 바램을 맞출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산행을 마치고 내소사에서 곰소항으로 향했다.
이동하는 중에 곰소항에 대한 강 대장님의 소개가 이어지고...

어시장에서는 비린내에 섞여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북적이는 사람들을 비집고이집 저집을 들러보며 쭈꾸미, 서대, 병어, 돌김, 바지락을 구입 한 후
    (사는 건 집사람이 하고, 나는 돈을 내고 포터 노릇만 했지만)
식당에 들려 제철 맞은 쭈꾸미로 배를 채웠다.

봄 선물로는 부족한 산행이지만
오늘 산행에서 아내는 봄을 보았을까 ?

(2008.3.30. 내변산 산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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