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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0-20 00:22
 조회 : 6,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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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어 한손 >
지난 주말에 가락동 수산시장을 들렸다.
여러 종류의 싱싱한 수산물과 비릿한 냄새 북적이는 사람,
서로 흥정을 하고, 아는 사람끼리는 인사를 나누고, 그러다 언성을 높이기도 하고
시장에서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집사람이 이것 저곳을 둘러보다
고등어 파는 아줌마와 흥정하는 모양새가
고등어가 전에 비해 크기도 작고 가격도 많이 오른 모양이다.
계산을 마치고 나니, 아줌마가 고등어 한 마리를 더 얹어준다
몇 번 들려서 아는 얼굴이라고, 다음에 또 오라는 의미의 인사로
전에는 고등어가 싸고 흔한 생선 중에 하나였는데,
전에 비해 가격이 오른 이유는 등 푸른 생선이 좋다는 소문 때문이거나,
요즘 고등어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선가격은 잡히는 양이나 잡히는 시기 그리고 찾는 선호도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내가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해산물을 좋아하고,
특히 고등어를 좋아하다보니
결혼 초에 고등어에서 비린내가 난다고 손질을 마다하던 집사람도
요즘은 냄새에 익숙해졌는지 그런 소릴 안하고
시장에 나오면 으레 고등어를 여러마리 사가지고 간다.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당진(唐津)은 태안반도에 있는 소읍이다.
바다에 접해있는 지방이라 작은 읍임에도 별도의 어시장이 있었는데
가끔은 물개나 바다표범을 볼 수 있었던 어시장은
나에겐 언제나 여러 종류의 바다고기와 조개류가 전시되어있는 해양 박물관이였고
시장 여기 저기 쌓아있는 나무박스는 놀이기구인 동시에 놀이터였다
그때(60년대 말) 만해도 냉동기술이나 운송업이 발달되기 전이라
해산물을 장기간 저장 할 수도 없고 딱히 정해진 판로도 없었기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여 도외지로 내다 팔 수 있는
소금에 절인 젓갈류나, 말려서 건어물로 만들 수 있는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인근에서 나는 모든 해산물은 그곳 어시장으로 모여 들었기 때문에
해산물은 흔하고 값도 헐했다.
어릴적 식탁에 자주 오르던 고등어는 가장 흔한 생선 중 한가지였고,
어머니께서 다른 집을 방문 할 때면 인사차 늘 들고 가시던 것이
계란 반줄이나 고등어 두 마리였다.
요즘에야 먹 거리가 풍족하지만,
그 시절 고등어 두 마리는 한 식구의 한 끼 반찬으로 충분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 주위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모였고,
어머니는 동네 사람들에게 손이 크다는 소릴 들었다.
그렇다고 어머니께서 누구에게 “사바 사바”하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다.
서로 방문에 대한 작은 인사였을 뿐이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부탁을 듣고 일을 꾸미는 것을 “사바 사바”한다고 하는데
원래, 사바란 고등어라는 일본말로
“사바 사바”란 고등어 두 마리 즉 고등어 한손을 말하는 것으로,
고등어 두 마리면 서로 간에 인사치례가 되었다고 해서 전해진 말이라 한다.
요즘은 아파트 한 동에 같이 산다 하여도,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고
설령 안다 하여도 서로 간에 왕래가 없다.
또한 친구를 동반하고 집에 가려해도 집사람 눈치를 봐야한다
집 사람 입장에서는 급하게 청소도 해야 하고, 음식도 장만해야 하니,
손님이 집으로 오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방문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빈손으로 가자니 결례 같고, 무얼 가지고 가자니 부담이고
그러다 보니 가능하면 밖에서 만나는 것이 보통으로
다른 집을 방문하는 것이 서로 간에 부담으로 느껴지는 세상이 된 것이다.
마음이 담긴 작은 인사나 선물은 사라지고,
백화점 선물 셑트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요즘 세태이니
이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이해하는 마음이 체면으로 가려지고
진정어린 인사에 대한 문화가 사라진 탓 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가까운 사람을 집으로 부르거나,
가까운 사람의 집에 방문하는 것이
마음 편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지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며,.
서로에게 부담가지 않는 작은 인사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구세대다.
어머니가 하던 계란 반줄이나 고등어 두 마리는 진정한 인사였다.
나는 그것을 책(冊)으로 해볼까 한다.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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