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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1-26 00:00
♤웃겨서 기도 못하겠어요 ♤(펌 )
 글쓴이 : 이슬
조회 : 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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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겨서 기도 못하겠어요♤


"푸~하, 하, 하 ,하. 하~~~~ 엄마, 웃겨서 기도 못하겠어"

3일전에 시작한 9일 기도를 드리고 있는 중간에
어쩔 수 없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수습할 길이 없어서
엄마에게 지원 요청을 하는 큰 아이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라면 이해가 가실런지요.

저희는 3일 전부터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하지 않아서 자꾸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거라며
정 어머니께서 직접 오시어 시어머님께 기도하시는 법을
알려주시고는 무조건 저녁에 아이들과 같이 하셔야
집안이 편안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으신 통에 겁이 많으신
눈이 크신 우리 어머님은 무조건 친정 어머니의 말씀대로
저희들을 집합시키시고는 배우신 대로 기도를 시작하셨습니다.

첫째 날은 친정 어머니께서 같이 해 주셨으므로 별 문제가 없었고
둘째 날은 제가 외출을 해야하는 관계로 아이들과 같이 드리셨는데...
문제의 셋째 날이 되었습니다... 아주 당당하게 기도 책을 배포하신
우리 어머님... 기도를 시작하셨는데...

아! 글씨
성호를 그으시고는 바로 "전능하신 천주성부..." 로 넘어가시는 겁니다.
"저, 어머니. 성모송을 하시고
청원의 기도를 하신 다음에 사도 신경을 하시는 건데요."

"으응... (-.-;) 아니야. 얘.. 어머니가 이거 먼저 하시라고 하셨어."
워낙 한 자존심 하시는 어머님의 성격을 헤아려 드리는 척 하면서
저는 살며시 책을 내밀고 설명을 드렸지요.

"그럼, 다시 할께" "어, 할머니이~ 그러시는게 어딨어요... (종알, 종알)"
묵주의9일 기도를 처음 해 보시는 어머님은 마냥 신이 나셔서인지
발음이 틀리시는 건지 같은 문구를 또 읽으시는 건지도 모르시면서
쫘악~ 읽어 내려 가셨는데... 천천히 읽으시면 왠지 촌스럽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좌우지간 제한 속도를 넘나드시면서도 브레이크도 없이...
그냥... 마구 읽어 내려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읽으시는 소리에 너무나도 웃음이 나서 도저히
저와 아이들은 기도에 전념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할머니의 체면을 생각한 아이들은 배꼽을 마구 꼬집어
가면서 <환희의 신비> 1단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겁니다. 3일 째면 <영광의 신비>를 해야 하는데...
웬 <환희...> 그래서 저는 과감히 기도를 중단시키고 말씀을 드렸죠.
"어머니, 첫째 날 <환희의 신비>를 하셨으면 둘째 날은 <고통의 신비>를
하시는 거구요. 셋째날인 오늘은 <영광의 신비>를 하는 건데요...????

"어, 엄마 우리 어제도 <환희의 신비> 했는데..."
"뭣 이라 고라 고라,
너는 첫 영성체 한지가 얼마나 됐다고 기도 순서도 모르냐"
"첫 영성체 때 묵주의 9일 기도는 안 배웠어요."
 "그래도 묵주의 기도는 배웠쟎아." "그래도 9씩일은 안 배웠어."
 ☞ 팅, 팅 (큰 아이 작은 아이... 머리 쥐어 박히는 소리)

9일 기도라고 하니까 환희의 신비를 9일 ,
고통의 신비를 9일, 영광의 신비를 9일씩 하는 걸로
아셨다고 하시는 군요. 우찌 이런 일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와서 <영광의 신비>를
아주 잘 읽어 내려가시던 우리 어머님... 성모송 10번을 하시는데
아무래도 뭔가가 이상한 겁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터져 나온
웃음소리에 드디어 굴르기 시작하는 아이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중략) ...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십니다."
(개그 콘서트의 ’청년 백서’에 나오는
 "당신을 누구 누구로 임명합니다." 의 톤으로 계속
읽으시는 것이 아니십니까...)
복되십니다.~ 라고 라고 라고라... 복되시 나이다 인데... ㅋ ㅋ ㅋ

그리고, 성모송10번을 하셔야 함에도 불구하고
꼭 11번을 채우시는 이유가 뭐냐고요? 한 번 더 한다고
기도발이 더 생기는 것도 아닌데... (궁시렁, 궁시렁)

이런거 정도면 배꼽의 번지수 찾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지요.
수시로 수정을 요하는 단어에 저와 아이들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가 도저히 터진 웃음보를 잠재울 수가 없어서
거의 폭소로 기도를 드리게 되었답니다.

얼마를 굴렀을까? 이렇게 앞 뒤 골이 한꺼번에 땡겨 보기는
처음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웃으면서 기도를 끝낸 우리들은
괜시리 성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정신 일도...
마음 속으로 굳게 다짐을 하고는 촛불을 껐는데...

어머님도 쑥스러우신지 한 말씀하시더군요.
"얘, 이렇게 웃으면서 기도해도성모님이 들어 주신다니? "
"글쎄요. 남들 다 웃기시면서 웃지 않으시려고 애쓰시는
어머님을 보시면 성모님께서도 아마 웃지 않고 버티시기에는...
조금힘드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할머니하고
9일 기도 하는 동안에 외웠던 기도문 다 헷갈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고민하는 아이들을 달래면서 말씀드렸답니다.

저는 웃으면서 기도를 하면 성모님을
욕되게 하는 건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처음 기도를 시작하시는 어머님이 실수를 하셨음에도
당당하셔서 좋고 아이들이 할머니하고 같이 기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보기가 좋아서 또 베실베실 웃음이 나오려 합니다.

그래서 말씀인데요 겨우 제 정신을 차리고 있는 웃음보가
또 터지기 전에... 서둘러서 글을 마쳐야 할것 같습니다.

감사의 기도까지 모두 끝내는 날... 웃음 많은
여자 4인방의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실 성모님을 생각하면서 ...
묵주의 9일 기도를 웃음으로 바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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